일본 내에선 "도쿄올림픽 이미 취소 결정" 주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일본 국민 사이에서 2020 도쿄올림픽을 연기 또는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90명이 답변한 이 설문조사에서 도쿄올림픽을 연기 또는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은 77.8%였다. 그중 57.2%는 도쿄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만약 일본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더라도 세계에서 종식되지 않는다면 위험부담이 크다" "모든 선수와 관객이 불안하지 않게 즐기기 위해서는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도쿄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은 20.6%였다.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전염병이 발생한 상황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반면 예정대로 개최하자는 의견은 17.0%에 그쳤다. 무관중 개최 의견은 5.2%였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예정대로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앞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력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올림픽을 무사히 예정대로 개최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연기 선언"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연기도, 규모 축소도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대응과 관련한 긴급 화상통화를 마친 뒤 기자단에게 "인류가 코로나를 극복했다는 증거로 도쿄올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실시하고 싶다"며, 이에 대한 "G7 정상들의 지지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사실상 올림픽 연기를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완전한 형태'라는 건 무관중이나 규모 축소를 검토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시점에서 7월 개최를 강행할 경우 무관중이나 규모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각종 행사 예선이 연기됐고 일부 선수들이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하기모토 세이코 올림픽 담당 장관은 "연기도 규모 축소도 하지 않고 예정대로 개최하겠다"라고 밝혔고 정부 고위 당국자도 아사히에 "예정대로 7월에 제대로 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도 도쿄올림픽을 연기하는 게 옳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도쿄올림픽 개최와 관련한 최종 결정권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갖고 있다. IOC는 17일부터 사흘간 각 종목별 세계협회와 사흘간 일정으로 화상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긴급 이사회도 열고 도쿄올림픽 개최와 관련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리 일본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고 해도 올림픽은 일본만의 축제가 아니다. 세계인의 축제인 만큼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더욱더 신중하게 검토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